광주 무등산 증심사에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증심사에 다녀왔다. 무등산에 위치해 있는 증심사는 평상시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광주의 대표적 사찰이다. 대한 불교 조계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이며,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호로 지정되어있다. 

  헌인 왕 4년(860)에 철감 국사가 창건하였고, 고려 때 혜조 국사가 중창, 거기에 조선 세종 때 김방이 더 중창하였다. 그 후 정유재란 때 불타 광해군 때 또다시 대규모 중수가 이루어졌다. 또한  6.25 전쟁 중에도 불타 없어졌는데, 당시 오백전을 제외한 대부분 건물들이 불타 없어져 버렸다. 이로 인해 현재 존재하는 증심사 전각 중 오백전이 유일한 조선조의 건물이 되었다. 이후 1970년 활발한 복원작업을 펼쳐 지장전-비로전적묵당 등을 새로 건립하였고, 요즘에도 곳곳에 수리 보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지금의 건물들은 1971년에 중창된 것이 대부분이기는 하나 증심사는 여전히 광주지역의 대표적 사찰로 손꼽힌다. 이는 무등산이라는 빼어난 산세의 중심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스스로도 앞서 언급한 오랜 역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성을 고려하여 증심사 일원은 모두 현재 광주광역시 문화재 1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증심가 가는 방법

  증심사를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광주 지하철 1호선에 증심사 입구역이 있기는 하나, 실제 증심사 입구역에서 하차하더라고 버스로 40분(자동차로 10분) 정도 더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애초에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나은 것이다. 버스는 무등산 국립공원 증심사행 버스를 타면 되는데, 광주종합버스터미널(=광천터미널, 유스퀘어)에서는 첨단 09번, 좌석 02번, 수완 12번 버스가 있다. 시간은 1시간가량 소요되고 증심사가 종점이기 때문에 어디서 내릴지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앉아 있으면 된다. 이 외에 기타 광주 시내에서 증심사 가는 버스는 35번, 49번, 50번, 51번, 54번, 76번 버스가 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아닌 자가용으로 증심사로 이동한다면 약 30분이 소요된다.

 버스 종점은 무등산관리사무소이고, 실제 증심사는 조성되어 있는 길을 따라 더 올라가야 한다. 여느 등산로나 절 입구와 비슷하게 증심사 입구 초입에는 많은 아웃도어 가게들과 음식점, 카페 등이 즐비해 있다. 그 길을 지나면 바로 산책로 혹은 공원을 마주하게 된다. 증심사까지 올라가지 않거나 무등산 등산을 마친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곳을 지나 계속해서 올라가다 보면 증심사가 나온다. 오랜 시간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천천히 물소리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증심사 대웅전 앞에 도달하게 된다.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증심사에서는 삼층석탑,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석조보살입상도 볼 수 있는데, 모두 둘러본 후 대웅전에 눌러 앉아버렸다. 옆과 아래 사진 도무 대웅전에 들어가 쉬다가 찍은 증심사 풍경이다. 

  내가 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조용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 때문인데, 이 날도 그러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게끔 일부러 평일에 찾아갔었다. 조용한 대웅전에 앉아 산세를 만끽하며 푹 쉬다가 천천히 증심사 부속 암자인 약사암에도 올라갔다. 약사암을 오르는 길에 다람쥐도 민나고 여러 새들도 보고... 정말 자연 속에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날이었다. 도심 속에서 많은 시간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이렇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날이었다. 증심사에서 약사암에 오르는 길은 생각 외로 경사가 가팔랐는데 운동화를 신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신발이 작았던지 등산 후 내려와 보니 엄지발톱에 멍이 들어 있었다. 약사암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발가락에 힘이 많이 실린다 싶더라니......ㅠㅁㅠ결국 그 사태가 되었던 것이다.

  약사암까지 올랐다 내려와서는 아래에 있는 카페에 들려 커피도 마시고 근처 식당에서 밥도 해결하고서 집으로 돌아왔다. 걷기 좋은 날씨에 좋은 풍경도 보고 오랜만에 힐링하고 온 기분이었다.